세계는지금

"한국 식당에 욱일기가?"…루마니아 한복판 '한식당'의 충격 실체

기사입력 2025.09.09. 오후 05:07 보내기
 루마니아 제2의 도시, 클루지나포카의 한복판에 'Bite me Korea'라는 도발적인 이름의 한식당이 문을 열었다. 한국식 핫도그를 주력으로 내세운 이 식당의 문을 연 순간, 방문객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한국의 맛을 기대했던 이들을 맞이한 것은 다름 아닌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 욱일기(旭日旗)였기 때문이다.

 

이 충격적인 사실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현지 교민의 제보를 받아 자신의 SNS를 통해 공론화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서 교수에 따르면, 이 식당은 겉으로는 한국어 간판과 한식 메뉴를 내걸고 있지만, 내부는 일본풍을 넘어 한국인에게는 역사적 상처와 침략의 상징으로 통하는 욱일기 이미지와 기모노를 입은 여성 그림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이는 단순히 다른 나라 문화를 오용한 것을 넘어, 한국의 정체성을 정면으로 모독하고 왜곡하는 행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서 교수는 "K팝, K드라마 등으로 한류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며 한식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시점"이라며, "이런 엉터리 인테리어로 가득한 한식당은 한국 문화에 대해 이제 막 알아가기 시작한 외국인들에게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 한국식 핫도그를 맛보러 온 루마니아 현지인들이 욱일기를 한국의 이미지로 착각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비단 루마니아의 한 식당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서 교수는 유럽 내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수많은 '가짜 한식당'의 문제 또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류의 인기에 편승해 한식당을 열지만, 정작 식당 내부는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과 용무늬로 채우고, 메뉴판의 한글은 오타와 문법 오류로 가득한 경우가 부지기수다. 제보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전 세계 곳곳에서 한국 문화의 근본을 흔드는 왜곡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서 교수는 "누가 한식을 만들어 파는지는 문제 삼을 수 없다. 한류를 이용해 사업하는 것 자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잘못된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방식이어서는 절대 안 된다. 이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김밥, 라면 등 한국의 분식이 큰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이러한 '짝퉁 한식당'의 등장은 어렵게 쌓아 올린 K-푸드의 긍정적 이미지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행위다. 이에 서 교수는 "엉터리 한식당에 대해서는 꾸준히 항의하고 시정을 요구하여 잘못된 점을 반드시 바꿔나가겠다"며, 문화 왜곡과의 전쟁을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HOT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