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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기, 3년 3개월째 침체 중..미·중 화해 기대에 ‘반등 조짐’

기사입력 2025.05.27. 오후 02:22 보내기
 국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3년 3개월 연속 부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미·중 무역갈등 완화 기대감 등에 힘입어 전달보다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7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94.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BSI는 기준치인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일 경우 경기 전망이 긍정적임을, 그 이하일 경우 부정적임을 의미한다. 이번 수치는 100을 밑돌았지만, 2022년 4월부터 이어진 최장 기간 경기 부진 기록 속에서 전월 대비 반등한 결과다.

 

이번 BSI 수치는 4월(88.0)과 5월(85.0) 두 달 연속 하락했던 것에서 9.7포인트 상승해 2023년 3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96.0, 비제조업이 93.5로 조사됐으며, 제조업 BSI는 지난해 4월부터 1년 3개월째, 비제조업은 올해 1월부터 6개월째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며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5월 대비 제조업 BSI는 16.8포인트 급등해 2021년 3월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을 보였다.

 

 

 

특히, 반도체를 포함하는 ‘전자 및 통신장비’ 업종이 123.5로 2010년 3월 이후 15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제조업 경기 회복을 주도했다. 한경협은 미국과 중국이 상호 관세를 115% 인하하는 데 합의하면서 양국 간 통상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된 것이 기업 심리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관세 영향 회피를 위한 고객사들의 재고 수요 증가, 중국 내수 진작 정책에 따른 PC·모바일 업체 수요 개선 등이 시장 수급 상황 개선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세부 제조업 업종별로는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71.4), 비금속 소재 및 제품(72.7), 석유·정제·화학(88.5),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93.1) 등 일부 업종은 여전히 업황 악화를 전망했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도소매업(101.8)만 유일하게 긍정적인 경기 전망을 나타냈다. 반면,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전기·가스·수도(68.4), 정보통신(87.5), 건설(90.2), 운수 및 창고(96.2) 업종은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을 보였다.

 

조사 부문별 BSI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투자와 고용이 각각 93.0, 자금 사정은 95.3, 내수는 95.8, 수출과 채산성은 96.4로 모두 기준치 이하였고, 재고는 103.6으로 과잉 상태임을 나타내 부정적인 지표로 해석됐다. 특히 내수, 수출, 투자는 지난해 7월 이후 1년 넘게 동반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경협 이상호 경제산업본부장은 "미중 통상 마찰이 다소 완화되고 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 기대감으로 제조업 중심의 업황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 산업경쟁력 약화, 내수 부진 등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확장적 재정·통화 정책으로 경기를 방어하고, 통상 리스크 대응과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확충해 경기 심리의 확실한 반등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경기 체감 및 전망을 통해 경제 전반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3년 넘게 이어진 경기 부진 속에서 일부 개선 신호가 나타나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과 내수 침체라는 난제가 여전히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기업들은 경기 부양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대책 마련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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